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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 남아가 ‘학교생활이 힘들다’, ‘사람들 앞에서 책 읽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문제로 엄마와 함께 소아정신과를 방문하였다.
유치원 때까지는 한글을 못 배운 것 말고는 말도 잘하고 활달한 아이였는데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책 읽는 속도가 무척 느리고 읽고 나서도 무슨 내용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기억도 잘 못하였다.
읽을 때도 어떤 단어는 다르게 읽기도 하고 빼먹기도 하며 없는 글자를 끼워 넣어 읽었다. 문제를 풀 때도 지문과 전혀 관계없는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을 답으로 썼다. 글씨를 쓰는 것은 읽기보다는 좀 나은 편이고 수학은 잘 하는 편이었다.
그러다보니 남 앞에서 읽는 것을 싫어하고 점점 학교 다니는 것도 재미없어 하였다.’
이 남아는 전형적인 학습장애의 일종인 읽기장애이다.
지능도 정상이고 다른 특별한 문제도 없고 열심히 하는데도 공부를 못해서 힘들어 하는 아이가 있다. 우리는 이런 아이들을 학습장애 아동이라고 부른다.
부모 입장에서는 상당히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지능도 정상이거나 오히려 다른 아이보다 뛰어나고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가정환경이 열악하여 도저히 공부를 할 수 없는 상황도 아니고 주의력이 산만해서 집중을 못하는 것도 아닌데 특정 분야를 이해가 안 될 정도로 공부를 못하니 부모로서는 참 답답한 것이다.
특히 우리 사회가 다른 어떤 가치보다도 성적을 중시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러다 보니 일부 부모는 열심히 공부를 시키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시키는 등 더욱 아이를 압박하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를 더 힘들게 만들게 된다. 이런 아이는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소아정신과 의사의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아이인 것이다.
학습장애란 무엇인가요?
학습장애는 읽기장애, 계산장애, 쓰기장애로 나누어 지는데, 한가지 장애만 나타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장애가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공부를 못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는 데도 읽기, 쓰기, 계산을 하는 데 장애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국내 연구에 의하면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3-4학년 중 약 7%정도의 학생들이 읽기, 쓰기 장애가 발견되었으며, 중학교에 진학한 상당수의 아동이 글을 읽고 쓰지 못한다고 한다.
왜 이런 병이 생기나요?
유전적인 원인, 감염, 뇌기능 장애 등을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대체적으로 어떤 이유에서이건 뇌기능에 문제가 생겨서 학습장애가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글자 차이를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소리를 구분해서 듣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글자를 읽고서 그 의미를 인식하는 기능이 떨어지거나 기억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진단은 어떻게 내리나요?
특별한 이유없이 읽기, 쓰기, 계산을 하는 데 문제를 보이는 경우 진단을 내릴 수 있는데, 다른 원인으로 인해 학습장애가 생긴 것은 아닌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다른 원인으로 인한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지능검사와 심리검사 등을 시행하고 학업 능력의 정도를 평가하게 된다. 특히 학습장애를 보이는 아이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장애를 같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2000년 뉴스위크(Newsweek)지 특집에 소개된 미국 아이들의 읽기 장애의 흔한 예와 우리나라 아이들의 읽기장애의 흔한 예를 소개하겠다. 영어를 소개한 이유는 요즘 우리 아이들은 영어교육 열풍에 휩싸여 있기 때문에 아이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우니라나로
무궁화를 무능하로
animal을 manimal로 발음
thumb을 fum으로 발음
p, d, q, b, l, o를 구별 못 함
pig와 big을 구별 못 함
elephant를 ephelant로 인식
chicken과 kitchen을 혼동
FELT와 LEFT를 혼동
치료를 받지 않으면 이런 아이들은 결국 어떻게 되나요?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대부분의 경우 상당히 좋아진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읽기, 쓰기, 산수를 어른이 되도 못하게 되고, 그런 것들을 못하게 됨으로써 자신감을 잃고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하게 된다. 또한 우울증에 걸리거나 비행 청소년이 되기 쉽다. 조기에 소아정신과 의사에 의한 적절한 치료가 꼭 필요한 아이들이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아이의 수준에 맞춘 특수학습치료를 1 대 1로 시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학습장애로 인해 생기는 자신감 저하, 우울, 불안 등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를 하여야 한다.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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